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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알바후기

알바 후기 - 건설현장(신호수 편)

by 그래이존 2021.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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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그 중 오늘 소개할 아르바이트는 건설현장(토목현장) 아르바이트입니다.

약 5개월 간 신호수 - 잡부 - 토류판공 - 측량 순으로 초고속 승진(?)을 했습니다.

1. 신호수

건설현장에는 타워크레인, 포크레인, 덤프 등 장비가 있거나 위험한 곳에 배치가 됩니다. 장비가 자주 오가는 현장밖에서 신호수를 했습니다.아파트 건설현장은 터파기를 해야하는데 이때 엄청난 흙을 걷어 내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대형포크레인(현장에서는 텐이라 불렀습니다)이 장기간 흙은 파내는 과정이 필요 합니다. 이때, 흙은 어떻게 되느냐... 바로 덤프트럭 수십대가 옮깁니다.

 

그래서 저의 첫 임무는 덤프트럭 아재들과 싸우는 일이었습니다. 신호수는 신호만 주면 되지 않느냐? 아재들이 저의 이순신장군님과 같은 리더십을 따른다면 신호만 주는것이 맞지만, 덤프 아재들은 호락호락하지가 않았습니다. 처음엔 웃으면서 양해를 구했지만 민원이 많이 들어와 트럭이 들어오면 안되는 곳에 밀고 들어오는 아재들이 비일비재해서 나중엔 내 몸으로 덤프가 달리는 길을 막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저도 그땐 진짜 화가 났나봅니다. 그냥 보내도 별상관은 없었는데 맡은 책무를 다해 소장님과 의리를 지키고 싶었나봅니다.

 

물론 추운날 밖에서 고생한다고 따뜻하게 대해주시는 어르신들이 많아서 힘이 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실 현장 밖에서 트럭을 유도하는 일은 힘들기 보다는 혼자서 새벽 6시부터 오후 5시 까지 있어야해서 지루했습니다. 덕분에 당시 현장 근처 풍경은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삼거리에 주택이 있었는데 겁나 큰 까만색 개와 하얀색 조그마한 강아지가 있었습니다. 저는 개를 무서워하는데 이 까만개가 혼자 탈출할때가 종종있어서 저한테 달려들면 좌측 회피해서 복부를 타격하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끊이 없이 했지만 비기를 써먹을 일을 없었습니다.

 

​아무튼 원래 하는 일은 오가는 트럭이 서로 길을 막지 않게 신호등 역할을 하는것이었습니다. 출입구가 같아서 나가는 트럭을 먼저 보내고 들어가려고 하는 트럭은 잠시 멈춘 후 들여보내는 신호를 주면됩니다. 수신호에 메가트론을 멈출 때면 희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주 간단해서 별로 할일은 없습니다. 또, 겨울에 아르바이트를 한 터라 새벽에 현장을 나가면 깜깜했기 때문에 LED 조끼를 입었습니다. 형광봉과 이 조끼를 입고 칠흑같은 어둠속에 있다보면 뭔가 강력해진 기분이라 걸음걸이 부터가 당당했었던 기억이있습니다.

전 GOP에서 상황병 근무를 했는데 그때 만큼 긴 사색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저씨들이랑 안싸우면 할게 없다는 말입니다. 결론은 대학생 아르바이트로서 학자금이나 용돈 벌이로 쏠쏠합니다. 여성분들도 현장에서 뽑을 지는 모르지만 남녀가리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고 일반 아르바이트보다 페이가 좋아서 추천합니다. 저 처럼 사명감을 갖고 일을 하면 잡부로 깜짝 발탁도 가능합니다.

 

 

잡부에 대한 설명은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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